경기침체의 그림자, 국내 숙박업계 명암 극명하게 갈려
'소확행'이 사라진 한국 사회의 변화가 숙박업계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조금씩 모아 럭셔리한 여행을 즐기던 중산층이 이제는 여행을 아예 포기하거나 중저가 숙소를 찾는 현실이 데이터로 확인되었습니다.
고급 숙소의 급격한 몰락
야놀자리서치가 7월 28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국내 숙박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5성급 호텔의 객실당 판매 매출(RevPAR)이 전년 동기 대비 23.0% 급락하며 모든 숙소 유형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비싼 숙박비로 유명한 리조트 역시 RevPAR이 19.3% 감소하며 부진을 면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객실 점유율(OCC)이 5성급 호텔과 리조트에서 각각 19.8%, 19.9%씩 크게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고급 숙소에 대한 수요 위축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줍니다.
중간급 호텔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3성급 호텔은 RevPAR이 14.3% 감소했고, 4성급 호텔도 8.5%의 감소율을 기록했습니다.
중저가 숙소의 상대적 선전
반면 경기 불황 속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중저가 숙소는 상대적으로 선방했습니다.
- 펜션: RevPAR 전년 대비 2.5% 상승
- 모텔: 0.8% 증가하며 제한적이나마 수익성 개선
1분기 대비 2분기 약간의 회복세
극심한 불황을 겪던 1분기를 지나 2분기 숙박업 전반에 약간의 반등이 나타났습니다. 3분기에도 다소의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바닥을 치고 조금 상승하는 기저효과일 뿐 그간 극심했던 불황을 극복하는 수준은 아님에 주의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의 냉혹한 현실 인식
별도 설문조사 결과는 더욱 충격적입니다. 최근 1년 내 해외여행을 다녀온 72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0% 이상이 '국내여행에는 해외여행 예산의 70% 이하만 지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해외여행과 동일한 예산을 국내여행에 사용하겠다는 응답은 단 19%에 불과했습니다.
국내 관광업계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
국내 관광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다음과 같은 항목들이 지적되었습니다:
- 숙박시설 가격: 66%
- 식음료 가격: 41%
- 볼거리 부족: 32%
- 과도한 상업화: 30%
이번 조사 결과는 단순한 계절적 변동을 넘어 한국 사회의 소비 패턴 변화와 경제적 어려움이 관광·숙박업계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소확행'에서 '가성비'로 변화한 소비 트렌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숙박업계의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입니다.